Part 1. 뛰기 시작한 지 1주기 도전
산책으로 시작한 지 1년 반 경과, 러닝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10km 대회에 도전하였다.
대회는 올해 2월이었는데, 작년 10월까지도 5km를 뛰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름의 도전이었다.
(7,8,9월은 여름 지옥이라서 체질상 쉬었다.)
그 대회는 하프 마라톤이 메인이었지만 1년 동안의 성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동기부여에 도움이 될 것이었다.
따라서 기록을 세운다기 보다 안전히 편안하게, 달릴 수 있을 만큼, 해보자라는 취지가 더 컸다.
도전 신청도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나의 SNS로 런린이 소식을 접한 친구가 대회 링크를 보내주며 같이 참석하자고 했다.
그 친구는 4분 페이스이고 난 8~9분 페이스, 같이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떤 걸 하든 도전이요’라는 말에 바로 신청 결제까지 해버렸다.
그렇게 도전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찾아왔다.
Part 2. 당시 10km 90분, 하지만 대회 시간제한은 70분
도전은 아름다운 것이다.
뭐 25년 전이지만 군대도 다녀왔겠다, 안되면 될 때까지.
못할 건 없지 않겠나 싶었다.
그런데 이 불안감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해낼 수 없다는 자신감 결여와 해내지 못한 뒤의 창피함이다..
뛰면 뛰겠지만 대회에는 시간제한이 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10km 달린 경험도 없었고 당시 속도로 따져봐도 90분이 걸리는, 70분/10km는 멀기만 한 거리였다.
그래도 항상 하는 데까지는 해보자 주의라 일주일에 2~3일씩 뛰었고, 걷더라도 10km 거리를 채워보자고 경험을 쌓았다.
Part 3. 점진적 장거리
자세? 호흡법? 이런 거 몰랐다.
중요성을 몰랐던 것이다.
그냥 뛰면 되는 거 아냐?라고? 쉽게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러닝 선배님들께 죄송한, 안이한 생각이었다.
사실 운동 중에서도 접근성이 쉬워서 선택한 것도 있다.
작년에 고무바닥의 평소에 신던 신발로 달리다가 발뒤꿈치가 깨졌다는 표현이 맞나? 디딜 때마다 통증이 느껴졌었다.
그래서 난생처음, 인생에서 가장 비싼 운동화(나이키 에어 줌 페가수스 3939 프리미엄)를 나에게 선물했다.
그땐 그게 전부였고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 주었다..
대회 신청을 하고 2달을 주 2~3회 빈도로 뛸 때마다‘어제보다 한걸음이라도 더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했더니 막 추워질 때쯤 10km를 처음으로 완주했다.
걷뛰였기에 러닝 타임은 1시간 반, 9분 페이스다.분페이스다.
이것이 첫 장거리 PB였다.
걸음이 13분대 페이스이니 달린 것은 8분 페이스 정도였던 것 같다.
(당시 스마트 워치도 변변치 않아서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GPS가 불안정한 건지 매번 레코드가 들쭉날쭉 했으니까.)
대회 제한시간에는 못 미쳤지만 우선 10km를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쌓았다.
대회가 열린 2024년 2월을 향해 10km 완주시간을 줄여나갔고, 결국 70분이라는 결과를 대회 한 달 전에 만들어냈다.
Part 4. 대회 일주일 전부터 당일 아침까지 순탄치 않았던
나름 10km의 경험도 쌓았겠다 대회 일주일전 동일한 시간대로 연습을 해봤다.
그런데 이게 웬일,, 기록이 형편이 없었다.
시간제한은 둘째치고 10km를 달리지 못해서 걸었다.
큰일이다 이렇다간 뒤에서 짤리겠는데?
왜 였을까?
나름의 생각으로는 낸 결론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법을 몰랐던 것이었다.
평소에는 저녁 러닝을 즐겼는데 대회는 아침 일찍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침에는 간헐적 단식으로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나는 쉽게 지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런린이에게는 10km라도....쉽게 지칠 수 있다.
굿! 경험이었다.
대회날 아침에는 에너지 드링크나 바나나 하나를 먹는 것으로 작전을 짰다.
하나 더 장벽이….
2월의 날씨가 추운것외에도 비가 제법 내렸다.
찬찬찬의 ‘주르륵 주루룩 주루룩 주루룩 밤새워 내리는 빗물’처럼 주루룩 내렸다.
부슬비에도 러닝을 쉬었던 나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될 것 같아 두근두근했다.
Part 5. 도전의 결과는?
우선 대회 전달인 1월에는 75km를 달렸다.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평균 7분 페이스다.
완주는 가능한 시간대다… 연습한… 대로만 나온다면….
대회 당일 아침부터 쉽지 않았다.
비가 생각보다 많이 왔고(우천시 결행 – 비 와도 무조건 진행합니다), 긴장한 탓인지 배가 아파왔다. 바나나는 못 먹고 에너지 젤만 하나 먹었다.
옷 갈아입는 곳도 줄이요. 화장실 가는 것도 줄이었어서 쓸데없이 에너지를 썼다.
볼일을 보고 줄 서고 준비해서 사진 한 장 찍고 가니 출발 55분 전에 제 자리를 찾았다.
맨 뒤쪽이다..
대회는 시작되었고 일직선이라 병목현상은 없었지만 앞주자들에 밀려 실제 달리기 시작한 것은 5분후이다.
다행히 산업도로 밑이라 안쪽으로 달리면 방해자인 비는 피할 수 있었다.
긴장했지만 오버페이스만 하지 말자 해서 천천히 달렸더니 뒤에 몇 명 없더라..
그래도 그 페이스를 유지했다.
시작은 살짝 오르막길이었지만 2km까지 무난히 예상 페이스대로 진행했다.
3km를 지나면서 젖산이 느껴졌다.
이것만 넘기면 역치인데 그게 참 항상 힘들더라….
산업도로여서 살짝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었는데,
내리막길은 엉덩이에 힘을 빼고 체감상 55분 페이스로 달렸더니 무리가 없었다.
여기서 놀란 점(힘들게 달리면서도 인상에 남았던 점)
1. 4km 지점에서 이미 반환점을 돌아서 돌아오는 선두가 보였다. 그들은8km였다.
2. 또 놀란 점,, 등이 굽은(어림잡아 80대?) 할아버지께서 내 앞에 있는 것이었다.
충분히 놀랄 시간도 없이 내 페이스에만 집중하기로 하였다.
와~ 좀처럼 할아버지를 넘어설 수 없었던 것도 귀중한 경험이었다.
내리막에서 페이스를 올려 5km 반환점이 되어서야 그 할아버지를 뒤로 할 수 있었다.
그게 무슨 대단한 것처럼 마음이 뿌듯했다.
3. 뿌듯했던 내 마음도 잠시 6km 지점이 되자, 다른 할아버지께서 앞에서 달리고 계신 것이 아닌가?
건강하게 세월을 지내시는 것은 감사할 일인데 오늘 만큼은 내 앞가림하기 바빴다.
8km 정도에서 Finish가 눈에 들어왔다.
현지 응원소리도 점점 크게 들렸고 걷뛰가 아닌 쉬지 않고 달려온 나에게 남은 힘을 쥐어짜라고 뇌가 주문하고 있었다.
남은 200m를 쓰러질 각오로 달려서 골인!!
뒤에서 시간제한으로 잘리지 않았네? 하고 시간을 체크해 보니 1시간5분이었다.
해냈다!!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우선 한 번도 쉬거나 걷지 않았다는 것,
제한 시간 내에 들어올 수 있었다는 것,
내 연습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들이 나의 기쁨의 소용돌이로 만들어줬다.
도파민 최대치였다.
겁도 없이 하프를 도전해 버린 일주일 전이다.
나에게 대회 전 중간보고!!
현실적으로 목표치를 바꿨다.
회사에서도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러닝 빈도가 현저히 줄었고 여름을 내리 쉬었더니 아직 10km 대회 때만큼의10km 기량도 안 나오고 있어서 목표치를 수정했다.
목표는 완주 불가! 구간별 제한 시간에서 11.5km 108분의 제한시간 통과!
병목현상에서 작년 대회때와 마찬가지로 15~2015~20분 정도 걸린다고 상정했을 때 58~63분내에11.5km58~63분 내에 11.5km 구간을 통과해야 한다..
지금 실력으로는 솔직히 안된다.
(어제 마지막으로 8.3km 9분대로 책정된 수정치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보자.
카보로딩 때문에 힘이 없는 것뿐이다..
휴식을 취하고 나면 체력이 보강될 거니 대회 당일은 더 잘 될 거야..
도핑테스트에도 걸리지 않을 현지 응원의 마약을 투약할 예정이야.
그냥 즐기고 오는 거야…
라고 자기 암시하고 있는 중이다.
뭐 안되면 8.5km 구간에서 짤려서오는 수밖에….….
매주 일요일 같이 뛰고 있는 크루도 6명이 신청 3명이 당첨되었다.
내가 참가하는지는 알리지 않고 있다.
다른 두 분은 무난히 완주하실 실력이기도 해서 완주 못한 내가 창피할 것도 염두에 두었지만 당일 서프라이즈로 발표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과연 8.5km냐? 11.5km냐? 설마 15.3km?
결과는 다음 주에 발표하겠다.
<대회 일주일 전 요일별 스케줄>
토요일(휴일) : 첫 21km 도전. 거리 감각 위해 걷더라도 21km 완주 – 반은 걸었지만 완료
일요일(휴일) : 21km의 피로를 살짝 근육으로 바꾸기 위해 5km5km 정도 조깅 – 예상 이상으로 4 km 조깅+8km 제이크 다운런
월요일(휴일) : 단백질 위주 식단 + 단백질 위주 + 7:30 페이스 5km 달리기 – 전날 달려서 오늘은 완전 휴식
화요일(재택근무) : 단백질 위주 식단 + 아침 7:30 페이스 5km 달리기
수요일(회사출근) : 단백질 위주 식단 + 휴식(출근)
목요일(재택근무로 변경) : 카보로딩 + 컨디션 봐서 아침 7:30 페이스 5km 달리기
금요일(재택근무) : 카보로딩 끝 탄수화물 섭취 + 7:30 페이스 5km 달리기
토요일(휴일) : 대회 전날 접수 + 탄수화물 식단 + 3km 주법 익히기 조깅
일요일(휴일) : 5시 기상, 바나나 섭취 후 한 시간 전 현장 도착, 8:05부터 즐기기
<구간별 시간제한>※전구간 7분 페이스면2시간 반 소요
km | ~2 | ~4 | ~8.5 | ~11.5 | ~15.3 | ~19.1 | Goal |
페이스 | 7:30 | 7:30 | 8:00 | 8:30 | 8:30 | 9:00 | 9:00 |
소요 시간 | 0:31 | 0:46 | 1:22 | 1:48 | 2:21 | 2:55 | 3:13 |
현지 시간 | 8:36 | 8:51 | 9:27 | 9:53 | 10:26 | 11:00 | 11:18 |
제한 시간 | - | - | 9:30 | 9:53 | 10:22 | 10:50 | - |
※출발 병목 현상 빠짐 16분 상정
<당일 아이템>
러닝화 : 브룩스 고스트 16 (아식스 젤 카야노 30과30 고민했지만 내 발에 더 맞음)
핸드폰, 무선 이어폰 : 못 끼게 할지 모르나 일단 들고 감.. 음악은 마약.
가민 965기록 측정용
보급품 : 아지노모토 바이탈 퍼펙트 에너지(아미노산 2,500mg*3포)(아미노산2,500mg*3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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